우리를 어디로 데려가시는 거죠?/ Where are you taking us to?

태초에 땅이 있었다. 도시는 수많은 이들의 경제적, 정책적, 정치적 욕망에 의해 확장되었고 따라서 복잡해졌으며 불편해졌다. 많은 이들은 편리를 원했고, 다시 편리라는 명목 하에 더 많은 욕망들과 함께 뒤섞인 도시는 슬라임과 같이 스스로 거대화하는 생물로서 진화했다. 어느 곳을 잘라내도 같은 모습으로 증식해가는 도시의 모습은 일견 아메바와 같이 작고 리바이어던과 같이 무한히 크다. 그 안에 우리는 살아있다. 
이와 같은 현실 안에 전시공간 스페이스원에서 9월8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열리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시는 거죠?>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각화하여 도시의 이미지를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전시는 일본과 한국이 현시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도시’, 도시의 ‘발전’, 그리고 그 발전의 방향성에 대해 재고해본다. 늘 ‘좋은’ 방향으로 향해간다고 생각하는 발전은 과연 정말로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가? 효율과 가성비를 따지며 도시 뒤편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재개발은 높다랗게 올라선 건물의 야경이 인상적인 도쿄와 서울의 도심에서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는 분명한 도시의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일본과 한국, 각국의 3인의 작가들과 2인의 기획자, 총 8명의 참여자들은 도시재정비가 예정된 서울의 한 마을에서 지난 역사와 지금, 그리고 향후의 타임라인에 대해 정체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 지금의 세대가 가지는 시대의 물음을 던지고 동시대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 도시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전조처럼 다가오는 불안, 그리고 과연 도시는 우리를 ‘좋은’ 곳을 향해 데려가고 있는가에 대한 미약하고도 서툰 기대를 가지는 것. 이것이 수용자인 우리가 너무나도 거대해진 리바이어던 안에서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움직임일 것이다.

작가 소개

강현선은 주로 '아파트'를 소재로 하여 평면/영상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사진과 그래픽의 그 어느 사이인 듯 해보이는 아파트의 전면은 익숙하고도 이질적이다. 그의 작업에서 풍기는 위화감은 도시가 가지는 다소 억지스럽고, 과히 인공적인 환경을 은유한다.

변상환은 도시가 가지고 있는 오브제/풍경들에 집중한다. 주로 주택 옥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방수페인트를 통해 작업하던 그는, 주택의 벽면들의 색과 닮은 방청페인트를 통한 시도를 시작했다.

안민욱은 주로 '예술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공)장소에 집중한다. 그는 해당 장소가 가지는 특징을, 우리가 등한시하며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주변적 요소들과 연관시키며 설치/퍼포먼스/영상 등의 작업을 지속해왔다.

제로타로는 현실의 세계에 2차원적인 조각을 배합함으로써 기존의 공간성을 휘발시키며 영차원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현대예술조각가이다. 

케하라 히로키는 2011년 지상파로 인한 아날로그테레비 방송 종료 후, 도쿄타워에서 발신되는 아날로그 전파의 정지순간부터 새로운 아날로그 방송을 시작하였다. 그 방송을 매개로 생겨나는 모든 ‘관계성’을 테마로 프로젝트 형식 활동이나 작품을 제작한다.

노하라 마리에는 커다란 줄기의 자신의 작품을 기반으로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한다. 무질서한 아이들의 의도와 욕구들과 첫 자신의 작품이 담은 주제성과의 충돌을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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